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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say say.

그냥, 아주 그냥 마지막 한풀이.

by Hyeon:)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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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된 지 어언 13일째.

하루를 시작할때는 "아, 오늘은 또 어디서 때우지?" 라는 생각뿐인데,

또 막상 어디 다니면 막 오후 4시고, 5시고.. 그러면 길 밀리는 거 싫어서 빨리 집에 들어가야하고;

정말 바쁜 와중에도 그간 정말 꼭 하고 싶었던 것 한가지.

 

경치 좋은 카페에 앉아서 아이패드로 블로그에 그간의 생각을 한번 맘 편히 적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껏 왔던 경치 좋은 카페는 바로 재직 기간중에도 뻔질나게 들락날락 했던

정서진에 위치한 라메르였다 -_-)

 

1. 과연 나의 정책은 실패했던 것일까?

 

처음 내가 퇴직한 법인에 오면서 내 밑에 있는 1살 어린 여직원에게 해 준 말이있다.

"나는 너랑 나랑 상하 관계보다는 업무적인 동반자, 파트너 관계였으면 해" 

그런데.. 다들 알겠지만 이게 상급자가 계급장을 내려놓고 편하게 해주려고 하면,

상대방도 그 마음을 받아들여서 열심히 하면 되는데.. 이게 점점 나를 만만하게 보더니,

무슨 일만 생기면 표정부터 굳어들어가고 그 일을 내가 해결하면 "실장님 죄송해요" 하고 카톡 띡.

 

이게 뭔가 싶더라고. -_-

 

결국에는 나도 참다 참다가 2년 6개월 되는 시점에서 그냥 다 드랍시키고 나왔는데,

그 나오는 와중에도 자기가 하기 싫은건 나한테 다 떠넘기는 걸 보면서, 

과연 "내가 상대를 존중해면 상대 역시 나를 존중한다"는 페어플레이룰이 

이 바닥에는, 이 사회에는 적용이 안되는 것인가? 하고 회의가 든다.

 

전임자나 옆팀 실장형은 "여직원은 일단 조지고 시작해야해" 라고 얘기를 해줬는데,

진짜 그게 맞는 것인지. ㅎ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다.

 

퇴직하기 2달전부터 해당 직원에게 "내 정책 실패는 내가 인정할게" 라고 습관처럼 이야기 했는데.

솔직히 현타 심하게 옴.

 

- 글이 우울하니까 중간 짤이라도 예쁜 비니로 걸어놔야지 -

 

 

2. 사장과의 관계도 힘들었어.

 

내 개인 트위터에도 썼었지만, 사장의 법률문장 부심 때문에

도제식 트레이닝은 정말 나를 괴롭게 하는 요소였다.

 

뭐 물론 '무엇인가를 배우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하여 무척 즐기는 나지만,

트레이닝 방식 자체가 너무나 괴로웠다.

 

소위 말하는 쌍팔년도 군대방식의 트레이닝이였는데,

(뭐 대충 말하자면 격려보다는 질책을 하는 st)

 

정말로 내가 군생활 하던 시절에는 그렇게 하던 사람들 다 소원수리 긁혀서 영창가서 새출발 했을법한 그런st.

 

세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그것이 옳고, 진리라고 믿는 사장의 트레이닝 스타일은 정말 나를 괴롭게 하는 요소였다.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번에 새로 들어온 나랑 동갑내기 변호사 역시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ㅋㅋ

(변호사님 얼마나 다니시나 보자고요.ㅋㅋㅋㅋ)

 

+@로 본인의 실수를 나에게 뒤집어 씌우는 건 정말;; 현타 오지게 오더라.

(뭐 원래 대표변들이 안되면 어쏘탓 한다고는 하지만. 난 어쏘도 아니잖아?)

내 개인 페북에 2년 6개월 간 "사직서 생각이 간절", "오늘 잘 참았다" 라는 내용이 가득한 걸 보면

이런 것이 비일비재 했던 듯.

 

마지막으로는 역시 금요일날 혹은 명절 연휴 전날 당일에 잡히는 회식.

진심 집에 뛰쳐가고 싶었다 =_=

 

 

3. 출근 시간이 개판이였던 스태프진들

 

이 법인에 오고 제일 놀랐던 것은 출근시간이 9시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직원 12명중에,

9시 전에 오는 직원이 나를 포함해서 3인. 나머지는 다 9시 넘어서 오는데.. 뭐 그래 늦을수도 있겠지.

 

근데 내 밑에 직원 역시도 9시 넘어서 오는데 뭐 처음 한 두번은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본인의 출근 시간을 9시 10분~20분으로 고정을 했던듯.

 

더 황당했던 것은 저게 본인의 출근 시간이라 생각을 하는 것인지,

나한테 단 한번도 "늦어서 죄송하다", "다음부터 늦지 않겠다"라는 식의 이야기 조차도 없었던 것.

 

진짜. 뭐 이런 곳이 다 있지? 

 

그러면서 사장 나가면 5시 30분에 퇴근하겠다고 나한테 카톡옴. ㅋㅋㅋㅋㅋㅋ 

 

진짜 양심 좀 챙겨보세요. 박주임님.

 

 

4. 그리고 교묘히 일을 미루는 그녀.

 

아 결국에는 이 포스팅은 한명 저격으로 끝나네.

나에게만 일을 미룬 것이 아니라 같이 막내 업무(탕비실 정리 등) 하는 여직원에게도

교묘히 자기 일을 다 미루어 버렸던 그녀.

 

이제 나랑 그 막내가 같이 퇴사하게 된 상황에서 자기가 몇일 하더니,

다시 막내의 후임자에게 교묘히 일을 넘기는 진짜 상상 이상의 행동을 하던 그녀.

 

넌 내가 진짜 앞으로 어떻게 사는지 정말 궁금할 것 같다. ^^

 

 

5. 결론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진심으로 정말 만나지 말자.

 

나가는 그 날까지 감사한 줄 모르고 질척거리는 니들 모습에 내가 진심 질렸다. 질렸어.

내가 앞으로 그 자리는 쳐다도 안 본다.

 

(2018. 12. 18. ~ 2021. 7. 8.)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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